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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으로 매개된 착각의 장 속에서 - 네트로피를 녹이는 뜨거운 인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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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26. 22:25 일지/업무일지_시즌3

날씨

두꺼운 잠바가 슬슬 덥게 느껴짐

오전 섭취

사과 1/4

오전 특이사항

-

점심

뚝배기제육 / Pi, Mt 님

점심 특이사항

산에 가려다 바닥이 질어서 그냥 근처 축구장의 축구 꿈나무들 구경

오후 섭취

Dharkan 한 잔

오후 특이사항

3시 이후 당구 연습 30분 / Ph 님이 부장님이 가져오신 원두로 만든 커피 캡슐 하나 주심

퇴근

정시퇴근

 패치 전 테스트는 마무리 후 엑셀에 정리해서 Zo 님에게 컨펌 받았다. 퇴근 즈음 Zo 님이 내일 직접 배포 버전 압축한 후 DB로 패치 컨트롤 해보라고 하셨는데, 비록 테스트 서버긴 하지만 실수 없도록 잘 진행해 봐야겠다. 오후에는 DB 공부 및 커뮤니티 탐색. 커뮤니티에 C++이 최고라고 어그로 끄는 사람이 있었는데, 인터넷 익명 공간에서 노는 거면 일종의 가면극 상황이므로 태도 지적은 적당히만 하고 -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으면 달만 보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어그로를 잔뜩 끌긴 했지만 맞는 말도 꽤 많이 하는 사람이었는데 - 말마따나 사람이 기술을 휘둘러야 하는데, 요새는 사람이 뻥튀기된 기술과 용어에 휘둘리며 정신 못차리는 중 아닌가. 공학적 지식을 갖춘 상태로 로우 레벨 랭귀지 숙련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장기적으로 손해볼 일은 크게 줄어들게 마련. 최신 기술과 용어가 늘어나는 것도 어찌보면 그만큼 공학적 지식을 갖춘 인구가 세계적으로 많이 늘어났고, 개발 커뮤니티 및 협업 도구들이 활성화 되면서 소개/전파가 용이해졌다는 뜻. 하지만 10년 뒤를 예상해 본다면 여전히 로우 레벨 랭귀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게임업계도 복잡한 렌더링 프로그래밍은 예나 지금이나 C++ 숙련자들이 지탱하고 있지 않나 - 이들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져 간다는 문제는 있지만). 어그로꾼이라고 욕하는 사람들 많던데, 물론 어그로 내용이 좀 괴랄하긴 했지만 가끔은 도발 면역 스킬을 좀 찍어주는 것도 생활의 지혜가 된다.

 오늘부터 새로 출근하는 분들이 세 분 계셔서 소회의실이자 고문실이었던 연구개발실이자 TF실 - 거 좁은 방 하나에 명칭도 참 많네 - 안에 있던 안마의자를 탕비실 앞으로 옮겼고, 탕비실 앞 소파는 당구대 뒷편으로 옮겨졌다. 인테리어 업체 직원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던데, 순식간에 대회의실 테이블이 새것으로 교체되었다. Pi 님이 인테리어 아이디어 있으면 내보라고 하셨으나, 내가 떠올린 건 무중력 개발실이어서 말을 꺼낼 수 없었다(실없는 사람 된다). 우주기지 내부 환경 - 무중력 환경에서 커피 방울로 도너츠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가부좌 틀면 구글 엔지니어들 뺨 때릴 코드가 마구마구 샘솟을 것 같은데. 막상 이걸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려 보니 - 이재용은 돈도 많으면서 하는 행동은 새가슴이고 - 역시 일론 머스크 뿐인데. 이 아저씨 요새 뭐하나 찾아봤더니 - 막상 일론 머스크는 가상화폐 하지도 않는데 여기저기서 일론 머스크가 돈 넣은 가상화폐라고 사칭들을 많이 해서 골머리 앓는 중인 듯.

 새로 오신 세 분은 Ji, Ro, Ac 님인데, 대회의실에서 이런저런 소개 듣다 보니 Ji 님의 사업 경력을 간략히 듣게 되었다. 캘린더 앱을 시도해 보셨던 모양인데, 요약해 보자면 리텐션율 계속 재다가 그냥 접어버렸다고. 나중에 내 자리로 와서 해당 앱을 직접 깔아보기도 했다. 이상한 업체에 돈 써서 뻥튀기로 다운로드 숫자만 올리고 별점 올린 게 아니라면 - 1만 다운로드면 매우매우 훌륭한 수치이다(별점도 높다). 돈 부어서 뻥튀기로 10만, 100만 해봤다고 떠들고 다니는 사기꾼들과는 격이 달라지지. 게다가 내 고객이 어떤 사람들이 될 지도 직접 겪어봤다는 이야기. 더해서 마음이 조급하면 되도 않는 배너 달고, 동영상 광고로 화면 덮고 - 쉽게 삼천포로 빠지기 마련인데 - 리텐션율만 보다가 각이 안 나와서 그냥 접었다는 건 적어도 한차원 다른 영역에서 자기 철학을 고수할 줄도 안다는 뜻이 아닌가 싶네. 내 서비스가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어서 단단한 유저층을 확보하는 게 먼저지 - 모네타이제이션이 먼저가 아니란 이야기지(작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마인드셋). 일단 Ji 님이 마음에 들었. 앱은 보아하니 구글 캘린더 API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이고, 그게 아니어도 실상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앱은 아닌지 경쟁자도 쉽게 유입될텐데, 캘린더 앱 특성상 주로 UI로 승부를 보게 마련이므로 결코 쉬운 영역은 아니지. UI에서 간략화/직관화/반응화로 가는 게 내 취향인데, 이걸 적용시키려면 일단 아티스트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 개발자가 이런저런 요구사항에 맞춰 UI 스타일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실험할 줄 아는 유연한 성향/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 막상 사업하는 사람들은 이런 개발자 뽑기가 또 쉽지 않지(나는 그냥 내가 개발하면 되지만). 어쨌거나 성공했냐 실패했냐 - 과거는 중요한 게 아니고 - Ji 님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회사 내에서 접점은 거의 없을 거라 보면 될 듯.

 요즘따라 Mt 님이 자꾸 내가 점심 뭐 먹나 물어보시던데, 혹시 내가 혼자 먹는 걸 별로 안 좋게 생각하시는 건가 - 잘 모르겠네. A사? 그냥 혼자 구내식당에서 먹고 심심해서 커피숍 들어갔다가 우연히 문 과장님 만나면 하스스톤 구경이나 좀 하고, 혼자 맥도날드 갔다가 우연히 김 부장님 만나면 만난 김에 길 건너 커피숍 가서 커피나 한 잔 얻어 마시고, 혼자 KFC 갔다가 우연히 마케터 님 만나면 혹시 방해 될까봐 일부러 같은 테이블에 안 앉고 옆 테이블에 앉아서 마케터 님이랑 대충 몇 마디 나누고 - 마케터 님은 근처 아울렛에 신발 구경하러 간다고 먼저 왔으니 먼저 일어나고 - 이런 분위기는 G사에서도 비슷했는데. 여긴 단체 행동 분위기인가. 개인적으로 마음 편한 팀 스타일을 상중하로 나누면 - 上은 신경써주고, 키워주고, 풍파로부터 방어해주는 스타일. 中은 상식선에서 격려해주거나 지적하거나 하는 가운데에 대체로 그냥 놔두는 스타일. 下는 그냥 상을 확 거꾸로 뒤집으면 되는데. 여기는 중과 하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같기도 - 대략 세 달 지켜보니까 밥을 같이 먹냐 혼자 먹냐는 상중하 결정에 별 영향 없는 것 같아서 - 그렇다면 그냥 편한대로.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내게로 올 관심을 좀 분산해줬으면 좋겠는데. 물론 그렇다고 같이 먹기 싫다는 뜻은 아니다.

 당구는 오랜만에 연습. 동영상을 보며 기본적인 길을 두 개 봐뒀다. 먼저 뒤돌려치기는 처음 쳐보는데도 쿠션 들어오는 감이 좋고 잘 박히던데, 뭔가 자신감 있는 샷이 되는 느낌. 그러나 대회전은 만만치 않았다. 힘을 빼고 깊게 밀어야 하는데, 내공 부족이라 무의식적으로 힘을 줘서 그런지 길게 가질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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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생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