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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7. 22:38 일지/업무일지_시즌4

[회사]

하루종일 MR 프로젝트 진행. 점심은 김밥천국에서 푸짐한 소머리곰탕 먹었고. 오늘같은 날은 하루 연차휴가 써서 연휴로 쉴법도 한데, 이래저래 그냥 다니다 보니 그냥 출근 - 덕분에 특이한 이벤트 발생. 식후 산책로로 건너가는 다리 위에서 저 멀리 꼬리가 긴 동물 사체 발견 - 볼수록 쥐 치고는 덩치가 너무 큰데, 조금씩 가까워지며 보니 털 길이나 귀 등을 보아 고양이로 판별. 처음엔 보나마나 로드킬인 듯하여 그냥 지나치려고 했었다. 내장이 터져있는 역겨운 장면을 굳이 가까이서 보고싶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가까이서 살펴볼까 싶은 마음이 일어 발걸음을 돌려 가까이 가봤는데, 의외로 외상은 심하지 않아 보이고(어딘가 밟힌 것 같긴 한데) - 하늘이 도왔는지 아주 미세하게 숨이 붙어있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던 덕에 119에 연락. 119에선 110으로 돌리고, 110에선 관할 구청으로 돌리고. 구청 직원 분이 예산 지원 대상이 맞는지 이것저것 물어보는 과정을 거쳐서(출동에 예산 18만원이 소요된다고) 동물구조관리협회 대원 분께 연락이 가게 되었다. 신고/출동하는 사이 미세하게 붙어있던 숨이 끊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노란색 물똥을 질질 흘리면서 남은 힘을 쥐어짜내 어디론가 기어가려는 걸 보고는 조금 더 희망이 생기기도(강한 의지력을 타고난 듯). 통화하는 사이 근처에 와계시던 한 행인 분께서 내가 지켜보는 사이 (거리가 좀 있는)편의점에서 이 녀석을 옮기기 위한 박스를 가져다 주신 덕분에 - 내 손으로 한 뼘 정도 되는 아깽이를 박스에 담고 사무실로 복귀 - 비에 흠뻑 젖은 채 온몸에 흙범벅을 한 녀석 위로 두껍게 휴지를 덮어 보온 시켜주었다. 구청 직원 분으로부터 내 사무실 주소를 전달 받은 대원 분의 연락이 곧 왔고, 첫 신고 뒤 약 40분 정도 지난 시점에 동물구조관리협회 대원 분께 인계. 간단한 서류같은 것에 신상 적고 사인하는 동안 대원 분이 상태를 살펴보시는 것 같던데, 아깽이가 야옹 소리를 두어번 내었던 걸로 미루어 잘 치료되면 살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한참동안 비가 왔는데 대체 거기에 얼마나 쓰러져 있었던 건지, 무슨 일을 당한 건지 알 수는 없으나 부디 잘 치료받고 건강하게 회복했으면 좋겠다.

[개인]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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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생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