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공용 구조 변경에 따른 각종 연결 재확인과 사운드 QA 및 모바일용 게임 프리팹들의 하위구조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부분들 가지치기. 10개 게임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피다 보니 시간이 휙휙 지나갔다. 기존의 리소스 정리 업무도 1차 분류까진 마무리 하려고 문 과장님 확인 떨어진 찌꺼기들 과감하게 삭제. 덕분에 예전에 열심히 썼던 오프라인 플레이 툴도 작별. 여러모로 과거 시대와의 작별을 고해야 할 때네. 문 과장님은 구조 변경은 물론이고 사운드 작업에도 의욕을 보이셔서 이것저것 리소스 검색하면서 편집까지 하시던데, 엄호사격 열심히 해드려야겠다. 팀 리더의 의욕적인 모습은 매우 반가운 일일뿐더러 내가 ABC를 좀 봤다고 해서 그 사람의 D~Z를 못 배우는 우를 범하면 안 되기 때문에 무조건 팀플레이만 생각하고 있고, 갈수록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꽉 막히신 분도 아니니).
월급 문제는 오전에 대표님께 여쭤보니 수습 기간이 적용된 거라 그렇다고 잘 설명해 주셨다. 지난달에 일한 만큼을 이번달 초에 받았던 게 마치 수습 적용이 안 된 듯한 액수여서 수습 적용 안해주시는 줄 알고 괜시리 헷갈렸네(언급해 주셨는데 내가 까먹었나). 민방위 연차 문제는 점심식사 후 소장님께 여쭤보니 공가 처리해 주시는 거라고 하셔서 안심. 휴가계 내라고 하셔서 순간 내 연차 까이는 줄 알았지 뭔가. 저신뢰 사회랍시고 지나치게 걱정만 해댔나?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물어봤다고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고 - 말단 개인이란 더 수식할 필요 없이 약한 존재인데다 다른 누군가가 내 인생을 챙겨주진 않으니 - 불확실을 감지하고, 대비하고, 확인해 나가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다. 예전 직장에선 어쨌든 우긴 덕에(?) 입사 첫 해부터 연차 15일씩 쓰지 않았나. 같은 견지로 돌아보자면, 예전 직장도 참 좋은 환경에 좋은 분들 계셨지만 결정적으로 내 인생을 책임져줄 수 있는 요소들은 없었잖나. 월급 팍팍 올려줄 사람? 집 사주고 차 사줄 사람? 회사 잘못됐을 때 다른곳에 나 꽂아줄 사람? 이제는 직업인인 이상 실력이 어느 티어냐를 떠나서 - 커리어가 곧 생명이다.
점심은 혼자 맥도날드. 지난번에 먹었던 와플 튀김은 생각보다 별로여서 오늘은 그냥 감자튀김에 제로콜라. 그런데 제로콜라가 지나치게 똥이어서 화들짝 놀랐다. 제로콜라는 펩시가 훨씬 낫네. 식후 천 원 짜리 커피숍 가서 오랜만에 아메리카노 한 잔 - 사갖고 들고 오다 보니 이거 완전히 부장님과 함께 다니던 동선 아닌가. 여쭤볼 걸 그랬나. 오후엔 카페인의 힘을 빌렸는데도 불구하고 피로가 느껴졌다. 모니터만 죽어라 쳐다보다 보니 눈도 많이 아팠고. 당황스럽게도 내일이 벌써 금요일이라는 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시간 너무 빨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