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친구들과 늦게까지 떠들다 멀리서 귀가해 잠을 좀 늦게 자는 바람에 컨디션이 걱정되었으나 막상 아침에 일어나 보니 별로 나쁘지 않길래 평소대로 계단 출근 후 삼각김밥과 사과 먹고 약 섭취한 뒤 안마의자로 발과 등을 좀 풀어주다 업무 시작.
어제 Zo 님이 어깨너머로 보여주신 원격 패치(사무실 테스트 기기에)는 따로 잘 정리해둔 내용들 보면서 그대로 시행했고, Zo 님 설명 들으면서 DB의 값 변경을 통해 전체 클라이언트에 패치 명령을 보내는 것도 구경(?)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던 업무라 그런가 역시 프로시저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후에는 계속해서 협력사인 M사 과장님에게 진짜로 10번 넘게 반복 전화하며 서비스 해지 및 가입이력 삭제 요청 - 왜냐하면 나는 테스트를 위해 계속해서 재가입을 하게 되니까(나중에는 인증 SMS가 시간 제한이 걸리더라). 업무적 요인이 외부 이곳저곳에 연결돼있는 곳이라 잘못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기도 하다. 예전 S사에서 잠깐 개발(?)했을 때도 외부 K사 모 과장님한테 계속 전화하면서 에러 코드 확인했었는데 - 어쨌든 S사가 갑이긴 갑이니까(고객이니까) K사 과장님도 내가 겪는 문제를 듣고 같이 고민해줬던 기억.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용어 알아듣는 사람끼리 말 통하면 그것도 재미있다. 어쨌거나 오늘 반복해서 전화했던 건은 - 아무래도 저쪽 M사 과장님이 나중에는 내 요청사항들 어차피 똑같으니까 아예 프로시저로 만들어두신 것 같았는데(그랬을 확률 98%) - 혹시 슬랙 같은 거 하시면 방 하나 파서 제가 메시지 보내드릴테니 그대로 프로시저만 실행시켜 주시면 안 되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으나 꾹 참았다. 잘못하면 미친놈 같아 보일 수도 있고, 예의 없어 보일 수도 있고. PETP1 같은 둘만의 규약(PleaseExecuteThatProcedure1) 만든 뒤 채팅창에 PEOP1 치면 저쪽에서 OK 날려주고. 얼마나 편하고 재미있을까. 테스트 완료 후에는 SVN에 관련 파일들 커밋. 1월 9일에 실제 서비스 패치 들어갈 것 같다.
점심은 Mt 님, Po 님, Ph 님, Bx 님, Is 님, Da 님과 함께 중국집. 나중에 Zo 님과 Sm 님까지 다른 테이블에 앉으셨으니 한 공간에 우리 회사 사람들만 9명이 있었네(이유 모를 든든함?). 식후 시간이 애매해서 철봉 산책은 패스했고, 바로 사무실로 올라와서 마지막 남은 플스2 패드 하나와 플스2 타이틀 몇 가지 더 챙겼다(지난번에 집으로 가져간 플스2 패드 두 개는 모두 불량이었다). 타이틀 정리하면서 보니까 그란투리스모4 박스 안에 있던 내용물이 - 다름아닌 야동 DVD던데(달린다는 의미로는 일맥상통인가) - 우리 대표님이 지금 회사를 인수하시기 전 고대 멤버들 중 아주 호쾌한 분이 한 분 계셨던 모양. 굳이 사무실 플스2로 이걸 봐야겠다는 발상 자체가 대단해. 취향은 리코 타치바나셨던 듯. 오후에 Arpeggio 한 잔 마셨다.
이후에는 잠깐 업계 정보 좀 보다가 SQL 공부. 클라이언트야 원래 경력으로 있다 온 거니 바로 주면 어찌어찌 바로 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얼른 DBA로도 변신을 해야하지 않겠나. 일단 팀 리더이신 Po 님이 과거에 만들어 두셨던 교육 자료들도 훑어보는 중이고 - 동시에 유명한 예제 DB를 활용하면서 혼자 상황극을 만들어 노는 중이기도 하다. 오늘은 UPDATE 실수로 컬럼 하나를 홀랑 날려먹은 뒤 이것을 어떻게 롤백시키나 고민하기 놀이. 하지만 장밋빛 예상과는 다르게 스택오버플로우에는 그러게 왜 백업 안 하고 그런 짓을 했냐는 답변만 보였다. 정보를 취합한 결론은 - 조금이라도 위험이 예상되는 작업에는 BEGIN TRAN을 습관화 하기(급하게 내린 결론이라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더해서 여러가지 백업 방법들을 두고두고 보려고 문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임시 테이블 만들기, DB나 테이블을 만드는 프로시저 저장하기, 아예 DB 자체를 백업해 두기 등등). 이건 내일 마저 작업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