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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8. 14:36 일지/업무일지_시즌1

 전날 펜션에서 고기파티와 술을 일찍 시작하고 10시쯤 취침모드로 들어간 터라 새벽에 일어나 항구로 향하기가 크게 힘들진 않았다. 사장님께서 다함께 한배를 타보는 경험을 해보자고 하셨는데, 낚싯대를 드리운 채 기다림의 미학을 곱씹는 것이 우리 게임과 일맥상통한다는 부분도 생각해볼 만했다. 

 운이라는 건 정말 깊고 복잡한 개념이다. 무엇이 무엇과 맞물려 돌아가는지, 어떤 파장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예전에 봤었던 - 회사의 보상정책과 관련된 토론이 생각났다. 단기적 성과가 나지 않는 팀에는 보상이 없고, 매출 올리기에 특화된 팀에 집중적으로 보상이 적용된 어느 회사 - 종래에는 눈에 보이는 일만 하려는 성향의 사람들만 남고 정말 필요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일을 하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는 바람에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했다는 이야기. 한배를 탔다는 느낌 보다는 팀별 경쟁심이 유발되는 것이 그리 좋을 것은 없더라는 결론인데 - 경쟁상대는 결국 외부에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어쨌거나 이것저것 같이 잡은 것들 즉석에서 회 쳐서 함께 나눠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동네에서 먹는 회와는 다르게 쫄깃하게 이빨에 붙으며 녹는 맛 - 그리고 물고기 특유의 향에 바다내음까지 더해져서 대단한 별미였다.

 1박 2일 몸은 좀 피곤해졌지만 그래도 정서적으로 많이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였다. 내 동기는 첫 출근 후 다음날 바로 출발했던 터라 조금 불편해 하는 기색이 있었는데 월요일에도 많이 얼어있으면 나라도 좀 편하게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문제는 내가 다른 사람 편하게 해주고 말고의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까워지는 것도 좋지만 당장은 내 업무 역량에 걱정이 쏠린다. 냉정하게 -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실력이 모자라면 무능이다. 서먹서먹해도 실력이 있으면 유능이다. 핵심 명제는 우리 회사가 돈을 버는 데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므로. 하여간 재미있게 먹고 마시고 즐기다 왔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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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생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