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옥상에서 남산 타워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림 |
오전 섭취 | 짜장범벅, 사과 1/4, 약 |
오전 특이사항 | Sm 님은 오늘부터 3일 휴가 |
점심 | 뚝배기제육 / Po, Zo, Ph, Bx, Is 님 |
점심 특이사항 | 식후 담배 한 대 / 조금 피곤한 날인 듯해서 철봉 산책은 패스 / 15분 당구 연습 |
오후 섭취 | Kazaar 한 잔 |
오후 특이사항 | 4시 쯤 옥상 담배 / 6시 넘어서 야경 보며 옥상 담배 |
퇴근 | 정시퇴근 |
오늘이 업무파악 관련 Po 님께 중간 테스트 받는 날이므로 - 오전에는 테스트 대비로 총정리해둔 필기 내용 복습하면서 추가로 업데이터 프로그램 코드도 쭉 훑어봤다. 업데이트를 위한 이런저런 기법들 및 레거시 코드들이 재미있었다. 오후 3시에 Po 님이 나를 진실의 방으로 - 가 아니라 회의실로 부르셨다. 그동안 클라이언트와 서버 및 서비스 내용 등등 어디를 얼마나 파악했는가 - 나의 브리핑 이후 Po 님의 질문 및 보강 설명이 있었다. 추가로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궁금한 점들도 질문 드릴 수 있었다. 한 시간 반 가량 이야기 나누었고, 일단 클라이언트 코드 및 담당 서비스와 연계된 서버쪽 코드를 천천히 개선해나갈 권한을 얻었다. 업무 영역이 주어지고, 권한이 주어지고, 시간이 주어졌으니 - 그 다음은 당연히 회사를 위한 현명한 판단이 무엇일까 고민해야겠지. 앞으로 주석이 많이 늘어나게 될 것 같아(Po 님 스타일 삭제 보다는 주석 처리라) Comment Remover라는 애드온을 찾아냈으나, 이건 VS2015와 2017에만 쓸 수 있었다(안타깝다).
역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 빌드 파일을 경량화 시켜 클라우드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서비스 퍼포먼스도 조금이나마 끌어올리는 것(머지않아 종료될 가능성도 큰 서비스라지만 그래도 얼마간 계속 돈 물어오는 귀한 자식 아닌가). 게임 클라이언트쪽 경력이라 그래픽 리소스 활용 및 절약, 눈속임, 퍼포먼스 향상에 관심이 있으니 크게 어렵진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그 외 다른 부분들은 천천히 주변 상황 봐가며 욕심을 내든 말든 해야지 - 너무 치고 나가지 말자. 그나저나 게임 외 일반 서비스 개발사들 겪으면서 놀라게 되는 부분 - 바로 미학적 고민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점. 어떤 의도로 구성된 팔레트인지, 글자가 깨지든지 말든지, 크기가 뒤틀리든지 말든지 - 혹시 모 회사의 누가 봤다면 - 지금 UI 색깔이랑 버튼 색깔 안 보여? 미쳤어? 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이건 Sm 님 잘못은 아니고, 그냥 분야가 다르고 조직 구성이 다른 부분이라.
회의 이후에는 회사 서버의 이런저런 파일들 찾아보며 회사를 공부했다. 업력으로는 거의 14년 된 회사인지라 - 뭐, 엄청 오래된 파일들까지 살아있진 않지만 - 나름의 서랍 속 바다이자 역사니까. 퇴사한 누군가가 쓴 사고경위서가 재미있었는데, 두 번째 사고경위서에는 약 5분간 서버에 지장을 줬다는 내용 - 여기서 약 5분을 강조한 것으로 보아 조금은 항변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 5분간 서비스가 정지되면서 벌 돈을 못 벌었을 가능성도 컸겠지. 퇴근 전엔 Zo 님이 새로운 트러블슈팅 설명해 주셨다. SQL 인젝션 관련 내용이었는데, 덕분에 SQL 인젝션이 무엇인지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었다(재미있었다).
대표님이 농담조로 공부만 하는 나의 정체가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아주 좋은 징조인 것 같다. 입사 후 회사 내 포지션을 잘 잡아놔야 하는데, 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뛰어난 포지션은 당장은 별로 좋지 않아 보이고(내 능력으론 좀 어렵고) - 살짝 모자라서 일을 조금씩 받는 포지션이 크게 나쁘진 않고 - 실상 대표님이 말씀하신 '뭔가 정체를 모르겠는데 없으면 허전한' 포지션이 가장 좋은 게 아닌가 싶다(잘 묻어가기). 포인트는 없으면 허전해야 한다는 건데, 이건 어떻게 해야 되나?